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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쓰레기봉투 위조방지 5원"

기사입력 2026.02.2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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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동뉴스TV】 최윤정 기자=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종량제봉투 위조 및 불법유통을 막기 위해 도입한 ‘위조방지 시스템’이 사실상 제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여 년간 투입된 예산만 수천억 원에 달하지만, 누구나 복제 가능한 기술이 사용되거나 관리 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소비자TV와 KBS가 공동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하는 종량제봉투 위조방지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소비자TV와 KBS가 약 수개월에 걸쳐 서울 25개와 경기도 31개 시군을 포함해 대전, 충남, 경남, 전라도 등을 돌아다니며 지자체에서 판매하는 봉투를 구매해 위조방지가 되는지 확인해봤다.

     

    “복사하면 끝”... 이름만 ‘위조방지’인 오픈소스 기술

     

    대부분의 지자체가 QR코드, PDF417, EAN13바코드, 단순스티커, 홀로그램, 수무늬 기반의 유통 관리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나, 해당 방식은 코드 생성 및 디코딩 알고리즘이 오픈소스로 개방 되어있어 원초적으로 위조방지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닌 복제와 재사용에 가능하다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종량제봉투에 오픈소스 기반의 코드 사용은 코드 자체의 보안성이 높지 않아, 언제든 가품 유통으로 인한 세수 누수 및 신뢰성 하락과 같은 행정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위조방지"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10년 위조방지 도입...관리·감독 안되고 기능 상실”

     

    정부는 쓰레기봉투 위조방지를 2010년부터 도입했다. 위조방지 도입한 이유를 보면 불법 제작하거나 이를 유통·판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같이 위조방지와 관련해 전국 지자체는 환경부의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지침'에 따라 종량제봉투를 제작·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또 그 기술에 관해 "객관적으로 입증된 기술(특허 등)을 사용" 또는 봉투 제작 시 담당자 임의로 추가 제작이 불가능하도록 총량관리가 가능한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적시해 놓았다.

     

    지자체들은 QR코드 또는 바코드 등 위조방지 기능을 뒷받침하는 특허나 그에 준하는 기술을 보유한 봉투 제작업체 또는 위조방지 업체와 수의·용역 계약을 하고 있다.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은 “위조방지에 대해 검증한 사실은 단순히 정부 지침에 따라 특허증만 확인했을 뿐 위조방지 검증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는 위조방지라고 사용하고 있는 정품인증 기능조차 되지 않았고, 화성시 또한 핸드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인증 코드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화성시 공무원 관계자는 봉투에 사용하고 있는 “바코드 도입한 어느 시군이든 다 복제가 가능성이 있다”고 털어놨다.

     

    위조방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 일산의 M사 관계자에게 KBS와 소비자TV 취재진이 위·변조 가능한 것으로 보여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돈도 위조가 되는데 그깟 봉투에 위조하는 것은 쉽다”라고 말했다.

     

    ‘짬짜미’ 입찰과 특정 업체 알박기... “기존 전산 호환”이 장벽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위조방지 전문업체는 지자체에서 입찰 시 시방서와 과업지시서에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QR, 바코드 등을 사용할 때 ‘전산시스템과 호환이 가능해야 한다’고 기재해 놓았기 때문에 다른 위조방지 업체들이 참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자체가 용역 계약을 통해 업체 시스템개발 사용으로 연간 유지보수비용까지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경기도 화성과 대전 유성구는 S업체의 위조방지를 10년 이상을 사용하고 있어 취재진이 안 되는 위조방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자 담당 공무원은 ‘그 전부터 사용해 왔다’며 시방서나 공고문 자격조건에 “위조방지 기능이 적용된 QR코드 등 시각적 식별코드를 적용 가능해야 하며, 종량제봉투 총량 관리가  가능한 전산시스템과 연계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고 해놨기 때문에 오래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남구, 동판 유출...G제작업체 불법 하청줬다 적발”

     

    환경부가 마련한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지침을 살펴보면 “종량제봉투는 전국인 사용하는 유가증권과 같은 제품이므로 자치단체별 품질관리 및 불법유출 방지를 위한 위조방지 시스템 도입 등 대책 강구라고 적시해 놓았지만 지자체들은 환경부가 지정해주면 하나로 통일해 사용하기가 편할 것”이라고 정부에 책임을 전가했다.

     

    한편 서울 강남구는 2024년 9월쯤 봉투를 제작하는 G업체가 경기도 광주에 있는 하청 업체에 동판을 넘겨 제작하다 적발됐다.

     

    강남구청은 동판을 하청준 사실을 민원 제보로 알게 됐다며 사실 확인 후 경찰에 수사 의뢰한 사실이 뒤 늦게 알려졌다.

     

    G업체는 “14개의 동판을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하청업체 대표는 취재진에게 G업체가 동판을 줘서 인쇄해달라고 해서 해줬다”고 말했다.

     

    또한 조달청에 등록한 G업체는 조달청으로부터 국가 개혁법 제27조 제1항 1호에 따라 2025년 7월 25~6개월 동안 부정당 업자 제재(입찰 참가 자격 제한)등을 처분받았다.

     

    폐기물관리법 64조에 따르면 “불법 제작 유통 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사실상 지자체 지방계약법에 따라 처벌 기준을 따를 수가 없다고 강남구는 밝혔다.

     

    QR코드, 바코드 등의 위조는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의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진은 전국에서 사용하는 “종량제봉투에 인쇄된 비표, QR코드, 바코드, 형광잉크, 홀로그램 등을 봉투에 찍어 위조를 막고자 했지만 결국 불법 복제가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자체, 낱장 5원~10원 사용 지급···정부-지자체 ‘네 탓’ 공방

     

    KBS와 공동으로 취재한 결과 지자체는 위조방지도 안되는 것을 사용하면서 인쇄 사용료로 낱장 당 5원~10원까지 하는 지자체는 제작업체 또는 위조방지 업체에 연간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수원시, 고양시, 용인시 등에서는 위조방지 기능이 취약해 경기도를 통해 정부에 질의한 결과 총량관리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그 사실이 맞는지 환경부에 확인한 결과 "담당자가 임의로 추가 제작이 불가능하도록 총량관리가 가능한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한 것이지 총량관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인정한다고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지자체가 사용하고 있는 총량관리 시스템은 업체가 제작해 준 입고·출고 재고관리 프로그램으로 정부가 말한 것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국 264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위조방지 사용료를 추정한 결과 10년 넘게 기간 동안 지출된 비용은 약 600억원 이상 사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종량제봉투의 불법 제작·유통은 쓰리게 종량제 도입 이후부터 계속해서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 되왔다.

     

    아울러 종량제봉투 위조방지 도입 13년, 투명한 행정을 기대했던 국민의 혈세가 보안성 없는 기술과 업체의 배를 불리는 데 쓰이고 있는 것으로 지적이 일고 있다.

       

    이제라도 불법 복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술 검증과 통합적인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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